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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현실을 풍자한 블랙코미디 더킹

by 케이쩡 2025. 6. 14.

2017년 개봉한 「더 킹」은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권력 구조와 정치 현실을 검사라는 시선을 통해 풍자적으로 그려낸 블랙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조인성, 정우성이라는 화려한 캐스팅에 류준열, 배성우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힘을 더하며, 법과 권력이 결탁된 세계 속에서 한 남자가 어떻게 '왕'이 되고, 다시 무너지는지를 그립니다. 유쾌하지만 씁쓸한 영화 「더 킹」은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통찰력 있고 유효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출세를 꿈꾼 검사, 권력의 세계로 들어가다

「더 킹」은 평범한 청년 박태수(조인성)가 공부를 통해 검사가 되고, 이후 정치권력과 결탁한 ‘권력의 핵심부’에 발을 들이게 되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그의 출발은 단순했습니다. 가난한 집안, 주먹질 잘하던 고등학생이었던 그가 아버지의 죽음 이후 '힘 있는 자'가 되기 위해 선택한 길이 바로 ‘검사’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타락해 있습니다. 검사로 임용된 이후, 그는 법을 집행하는 자가 아니라 권력을 눈치 보고 조율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보다 훨씬 더 오래된 시스템 속 권력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왕의 길’이 펼쳐집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검찰 내부의 폐쇄성, 정치와의 유착, 언론 플레이, 조작 수사 등 대한민국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통렬히 풍자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박태수라는 인물을 통해 ‘권력을 쥐는 자’가 아닌 ‘쥐어지는 자’의 비애를 조명하며, 이 영화가 단순한 성공담이나 범죄극이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조인성과 정우성, 두 남자의 파워 대결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바로 조인성과 정우성의 극과 극 캐릭터 연기입니다. 조인성은 처음에는 상황에 휘둘리는 인물이지만, 점점 조직의 논리에 익숙해지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권력을 휘두르려는 ‘작은 왕’으로 성장합니다. 겉으로는 능글맞고 세련됐지만, 내면에는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간의 나약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우성은 영화 속에서 가장 강렬한 캐릭터인 한강식을 연기합니다. 그는 냉철하고 계산적인 권력의 중심 인물로, 불법과 불의도 수단으로 활용할 만큼 권력 유지에 대한 신념이 철저한 인물입니다. 그의 말투, 눈빛, 그리고 사람을 요리하듯 다루는 장면들은 현실 정치인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두 배우는 서로를 견제하고 의심하면서도, 함께 시스템을 움직여 나가는 묘한 동맹과 갈등 구조를 보여줍니다. 이 긴장감이 영화의 서사를 끌고 가는 핵심 축이며, 권력 내부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생생하게 드러냅니다.

풍자와 스타일, 그리고 무너지는 왕

「더 킹」은 현실의 어두운 면을 꼬집으면서도 경쾌하고 세련된 연출로 지루함을 피합니다. 특히 내레이션과 편집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관객에게 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배경 음악과 카메라워크 역시 매우 감각적으로 구성되어, 엔터테인먼트성과 메시지를 동시에 잡은 연출력이 돋보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단지 화려한 권력의 맛을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박태수는 점점 권력의 희생양이 되어가고, 자신이 믿고 의지했던 사람들에게 버림받습니다. 결국, 영화는 "왕이 된다는 것"이 진정한 권력의 소유가 아니라, 또 다른 굴레 속에 들어가는 것임을 말하고자 합니다.

영화의 결말은 화려했던 박태수의 추락을 통해, 모든 권력은 유한하고 허상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합니다. 이것이 「더 킹」이 단지 검사들의 세계를 그린 영화가 아니라, 인간 욕망과 시스템에 대한 통찰을 담은 풍자극인 이유입니다.

결론

「더 킹」은 화려하고 세련된 연출 속에 숨겨진 사회 비판적 메시지와 인간 욕망에 대한 냉정한 통찰을 담은 작품입니다. 조인성과 정우성의 팽팽한 연기 대결, 현실을 풍자하는 대사와 장면들, 그리고 무너지는 권력의 허상까지.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권력의 민낯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더 킹」을 꼭 다시 감상해보세요.